우리 엄마
어머니께서 교회에 가십니다.
지난 15년 동안 다니시지 않으시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나서 다시 교회에 출석하시기 시작 하셨습니다. 15년 전에는 잠시 다니셨지요.
불과 다니신지 두달 남짓 되었는데 어머니가 교회에 다니면서 우리집의 풍경은 많이 변했습니다. 저는 시골 집에 가면 주말에는 당연히 밀린 일을 도와 드려야했습니다. 고추 밭을 장만 한다던가, 고추를 따러 가던가, 아니면 무언가를 나르던가. 그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왜냐면 우리 부모님은 항상 일을 하셨으니까요. 부모님이 일 하시는데 저만 놀순 없는 노릇이지요. 어머니 인생의 지난 70년 동안은 항상 일만 하셨을겁니다. 주말도 없이 매일 매일을요. 가끔 경조사가 있어서 서울에나 갈 일이 있으면 모를까 쉬지 않고 일만 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교회에 나가시면서 우리의 시골 풍경이 달라졌습니다. 항상 힘들게 일하시는 어머니 일손을 도와 드려야 했는데 이제는 어머니도 저도 교회에 갑니다. 일종의 농땡이라고 해도 될까요 ? ㅋㅋ . 동네 모든 분들이 일을 하셔도 어머니는 우리를 데리고 교회에 갑니다. 예전에는 놀러 다닌다고 흉 본다 할까봐 신경 쓰셧을 텐데 이제는 남의 이목은 신경 안 쓰신다고 하십니다. 가끔 식구들이 10 명이 넘게 모여서 교회에 가기도 합니다. 모두 교회에 가면 시골교회가 시끌시끌 하죠. 모두 노인분들 뿐이거든요.
그래서 너무나 좋습니다. 어머니의 구원 뿐 아니라 잠시라도 육체 노동을 쉬시게 되어서도 참 좋습니다. 물론 저도 일을 덜 하게 되어서 좋지요..^^
일만 하신 손 입니다. 새끼 손가락은 이제 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손톱은 항상 흙이 묻어 있지요.. 세월의 흔적과 , 지나온 힘겨운 인생을 고스란히 볼수 있는 손 입니다. 저 손이 7남매를 키우신 억척 스러운 손이죠.. 이제 저 손은 일만 하던게 아니라 저렇게 찬양 할때도 쓰는 손이 되었습니다.
준표가 할머니 찬송가를 찾아 줍니다. 정말 찾아주는 것만 같아요..
둘은 무얼 보는 걸까요?
이모님이 오셔서 어머니와 찬송가를 찾아요..
두분다 눈이 어두워서 찬송가 1절을 다 부르고 2절 중간은 불러야만 간신히 찾으십니다. ^^
이렇게 돋보기도 쓰고.. 열심히 찬송가를 찾는 우리 엄마..
4명의 아들과 3명의 딸이 있고.
17명의 손주가 있습니다.
이제는 그만 일 하셔도 될텐데.
놀면 자식들 고생시킬까봐 지금도 더 열심히 일 하고 계신 울 엄마 입니다.
엄마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