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와디럼

킬라니 2017. 5. 16. 20:38

좀 외롭게, 좀 고독하게, 그렇게 사막을 즐기고자 하였으나 좀 무섭게 되어 버렸다. 오늘의 이곳 사막 캠프의 유일한 숙박자. 내 전화는 터지지 않아서 전화를 사용하려면 사륜구동 자동차를 타고 15분을 나가야 하는 곳이다. 하지만 투어 가이드 아하메드와 요리사 모하메드 전화는 잘 터진다. 새우잡이에 팔려가기 딱 좋은 환경이다. 여튼 오늘은 나를 위해 요리를 하고 나를 위해 불을 피우고 나를 위해 투어 한다고 한다. 투어가이드와 요리사 그리고 나. 좀 불안한 마음이 들지만 그래도 아하메드는 조용하게 뭔가 믿음을 주는 사람이다. 말이 많은 사람보다는 왠지 조용한 사람이 더 믿음직 스러운것 같다.
 아하메드와 차를 마시며 이런 저런이야기를 한다. 나는 준비해 온 위스키를 꺼내고 아하메드는 차를 사막의 위스키라 부르며 조용하 마신다. 결혼도 하지 않았고 사막에서 자고 생활하며 술도 안 마신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느릿 느릿 하고 수도자의 느낌이 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갑자기 자동차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는 외국인 친구가 들어온다. 반갑다. 새우잡이를 가도 같이 갈 놈이 있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 이랄까?. '알랙스', 미국에서 왔다고 한다. 내일 일정은 어떻게 될지 내일이 되어 봐야 아는..마음 내키는대로 발길 닫는대로 다니는 여행자. 이야기 할 수록 괜찮다. 이 아이도 조용조용한게 수도자 같은 느낌이다.
'우리나라 24살은 좀 아이 같은데 왜 외국젊은이 들은 노인네 같을까?'
한참을 이야기 하다보니 위스키를 혼자 다 마셔버렸다.  취기가 돈다. 자러가야겠다. 밖으로 나오니 하늘의 별이 쏟아질 것 같다. 알랙스가 별똥별을 봤다고 하던데 모든 별이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다.
'그래 취했어도 별똥별은 보고 잘야지'
밤 하늘을 올려다 본다. 별동별이 떨어질때까지 .. 바위에 누웠다가 등어리가 차가워 다시 모래에 눕는다. 밝은 별이 너무 많아 내가 아는 별자리를 찾을 수 없다. 술을 마셔서 못 찾는 것인가? 간신히 찾은 북두칠성. 내 삶에서 이렇게 많은 별을 본적이 있을까?  별동별이 떨어지길 기대하며 소원을 생각 한다. 떨어지는 찰라에 소원을 빌려면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내 소원이 무엇일까? 사랑과 건강과 행복 이란 단어가 생각이 나고 그 단어 앞에는 영원히 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언제나 소원을 빌때 '돈을 많이 벌게 해 주세요'는 없었던 것 같다. 별 하나가 떨어지고 아쉬움이 남아 또 하나를 기다리고, 그리고 또 다른 하나를 기다린다. 
 
새벽녁에 다시 잠에서 깨어나 다시 잠이 오지 않는다. 내가 이렇게 시차 적응을 하지 못 한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어둠밖에 없는 방에서 다시 잠이 들려 노력을 해도 잠이 오지 않는다. 문을 살짝 열어보니 술취해서 본 하늘보다 더 아름답다. 침낭을 가지고 나와 모래위에 누웠다. 헤드셋을 켜고 바하의 G선상의 아리아를 듣는다. G선상의 아리아가 이렇게 슬픈곡 이었나? 마음에 촉촉한 무언가가 스미는 것 같다. 사막은 밤이 더 아름답다. 
 
일출이 아름답다. 아침을 먹고 투어를 시작한다. 바위산 위에서 반지를 발견했다.
" 누가 떨어트렸나봐 가질래? "
보통은 아니 괜찮아라고 나오는게 정상인데 덥썩 받는다.
' 어 이게 아닌데'
그래. 넌 이제 이 반지를 보면 내 생각이 나겠구나. 것도 나쁘지 않지. 도깨비도 생각 나고 잘 되었다.
"프로포즈 하듯 무릅꿇고 줘" 라는 알렉스의 말에 둘이서 한참을 웃다가
"그럼 다시 줘봐 내가 끼워 줄께 "
투어를 둘이서만 하니 많이 가까워지는 느낌이다.